카테고리 없음

스페인에서 듣는 고국의 라디오 방송

남산위에 저 뽕나무 2024. 10. 18. 01:08

 

론다를 출발한 저희 일행은 렌트카 여행의 종착점인 세비야로 향했습니다. 원래 론다에서 세비야로 가는 경로상에는 엄청난 풍광을 자랑하는 호수 마을 '자하라 데 라 시에라' 주변을 들르기로 계획했어요. 하지만 최근 스페인을 비롯해 이베리아 반도를 힘들게 괴롭힌 사상 최악의 가뭄 탓에 웅장하던 호수도 물이 많이 빠졌다고 해요. 그래서 을씨년스러운 느낌일까봐 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뻥 뚫린 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렸습니다. 저희는 렌트카로 도시 간 이동을 할 때 라디오를 들으며 갔습니다. 스페인에서 스페인 방송을 들었냐구요? 그럴리가요... 스페인어라고는 인사말 '올라', '그라시아스', 숫자 1~4 세는 것이 전부인데... ㅎㅎㅎ 운전자인 제 스마트폰과 차량의 카오디오 블루투스를 연결한 뒤 국내에서 다운 받았던 라디오 방송 앱을 켰습니다.

저희는 CBS 음악FM을 주로 듣는데요. CBS 레인보우 앱을 통해 한국에서 실시간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들었습니다. 저희가 한참 도로 위를 달릴 즈음은 한국시간으로 저녁 7~9시 즈음이라서 저녁스케치, 행복한 동행 등의 프로그램이 나왔어요. 9시 즈음에는 KBS 콩 앱을 통해 9시 뉴스를 듣기도 하구요. 이역만리 먼 땅에서 운전하면서 실시간으로 고국의 소식을 듣는다니 참 신기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스페인 주유소에서 기름 넣기

론다에서 세비야까지는 약 130㎞ 정도 걸립니다. 이미 3일간 많이 이동한 탓에 기름도 절반 정도는 썼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주유소를 들렀는데요. 저희가 들렀던 주유소는 론다와 세비야의 중간 지점 쯤에 있는 주유소 'Meroil'이었습니다.

스페인은 셀프 주유소가 매우 많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휘발유 or 경유로 구분된 우리나라와 달리 스페인은 차종별로 들어가는 기름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차량별 주유구에 써있는 기름만 넣으라고 하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모르기에 애를 먹었습니다. 다행히 주유소 내부에 직원이 있었고 직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주유를 했습니다.

차를 반납하러 가는 길이라 가득 채워넣었습니다. 기름값이 리터당 1.6유로 정도 됐는데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리터당 2400원 정도 됩니다. 우리보다 기름값은 조금 비싼 편입니다. 참고로 Waze 앱을 사용하면 T맵처럼 경로상에 있는 저렴한 주유소들을 찾아줍니다. 저희도 Waze 앱을 통해 길 안내를 받고 주유소 안내도 받았습니다.

오후 3시 무렵 세비야 시내로 접어들었습니다. 확실히 앞서 지나온 네르하, 그라나다, 론다보다는 큰 도시라서 그런지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스페인에 와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도심 교통체증도 경험했어요. 물론 그때까지는 몰랐습니다. 그 당시 세비야에 왜 그렇게 사람들이 많았는지를...